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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의 밤> 정유정 - ★★★★☆
리디북스 페이퍼 라이트를 구매하고 처음 산 책이다. 채널을 돌리다 우연히 본 비밀독서단에서 추천하길래 리페라와 함께 질렀다. 어떻게 보면 패널들이 설명하는 이 책이 너무 재밌어보여서 구매했다고도 할 수 있다.
주인공인 서원은 아버지(현수) 때문에 '살인마의 아들'이라 낙인찍혀 세상에서 이리저리 치이다가 아버지의 부하직원인 승환과 함께 지내게 된다. 그러다가 아버지의 사형집행일이 다 되어서 승환으로부터 7년 전 세령호에서 있었던 일들에 대해 알게 되는데...
과거 야구선수였던 아버지 현수는 '용팔이'라 불리는 왼팔 마비증세 때문에 야구를 그만두게 된다. 이후 보안업체에서 일하던 중 세령호로 발령받고 와이프 억지에 못이겨 사택을 살펴보러 가던 중 오영제의 딸 세령을 차로 치게 된다. 이때부터 모든 게 꼬이기 시작한다.
오영제는 세령수목원의 주인인데 딸 세령과 와이프를 '교정'이란 이름으로 학대하면서 겉으로는 신사다운 척하는 무서운 사람이다. 영제는 그간 얽힌 사연이 있는 승환과 세령호에 나타난 낯선 인물인 현수가 세령의 죽음과 관련있다고 의심해 복수를 계획한다. 그리고 그의 덫에 걸린 현수는 선택의 기로에서 오로지 아들 서원을 위해 수문을 열어 마을 전체를 휩쓸어버리는 선택을 하게 되고, 마을사람들을 떼죽음으로 몰아넣은 살인범이 된다.
작가의 말을 빌리자면 누구에게나 '자기만의 지옥'이라든가, 물러설 곳 없는 벼랑 끝에서 자신의 생을 걸어 지켜낼 '무엇'이 있을 수 있다. 불편하지만 우리도 이 소설의 주인공들이 될 수 있단 얘기다. 그도 그럴 것이 현수가 승환에게 털어놓은 이야기, 오영제의 와이프가 남편에 대해 한 이야기를 읽다보면 그들의 입장과 선택이 그럴 법도 하다고, 혹은 그럴 수도 있겠다고 이해하게 되는 시점이 온다. 그렇다고 그게 정당하거나 정상적인 행위라고 볼 순 없겠지만 누구든 찝찝한 느낌이 들 것이다. 읽은지 시간이 좀 지나 여운이 많이 가셨지만 그래도 긴장감 넘치는 전개에 손에서 책을 떨어뜨리기가 쉽지 않았다. 무서워서 다음 장으로 못 넘기기도 하고.. 책을 두 번 읽는 게 싫지만 이 소설이라면 몇 번은 더 읽을 수 있을만큼 흥미진진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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